시 창작 - 바람 불어 / 김영교 4-24-2019
2019.05.22 16:23
바람 불어 - 김영교
없는듯 조용하다
길을 나서면서 부터 티를 낸다
나무잎 잔가지는 흔들 흔들 춤추며 부벼 댄다
신이 나면 길 바닥도 쓸고 먼지도 밀어낸다
팽팽한 빨랫줄에 세상 찌든 땟국 널려있어
다가가 추근대며 속살댄다 빨리 말라 보송보송 해지라고
축제의 날 장대 저 멀리 깃빨에 넋을 주고
광활한 꿈 창공 높이 바라며 심호흡하는 너
세상 어느 구석
통풍되지않아 고열로 답답한가
잔잔한 저 빛살
바람이 등에 엎고
골고루 누빌 그 때 즈음
초원에 걸터앉아 조그맣게 쉰다
산에도 들에도 바다에까지
눈도 발도 없는 것이 안가는 데가 없는데
머리 풀어헤치고 때론 미쳐 날뛰는 그 성깔 때문에
뿌리는 아래로 아래로
세상은 걸러지고 나는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