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2 17:02

꽃 뱀

조회 수 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뱀/강민경



오늘도 나는 계곡에서 푸른 하늘 바라보며

산골짝 건널 일 산등성 넘을 일에

힘 드는 줄 모르고

올곧은 나무로 쭉쭉 뻗었다

 

 

개울물이 발끝을 적시고 흐르던

어느 아침

안갯속에서 함초롬한 이슬 물고 와

내미는 네 맨손이 하도 고와

퐁당 빠져들어 쿡쿡 하하

웃는 사이

 

너는 산맥처럼 일어선 내 어깨 근육을

뭉개고

거 쉼을 숨겨 돌돌 내 몸을 말아

옴짝달싹 못 하도록 욱죄고 귀골이 장대했던

나를 지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온데간데없고 덩굴, 너만 남았구나

 

다 내어 주고

속절없고, 한심하고, 어처구니없어

속 빈 강정처럼, 돌아온 탕아처럼, 먼데 가신

하늘이라도 되돌려 달라고 애걸복걸하는데

네 뱃가죽이야 등가죽에 붙든지 말든지

눈길 한 번 주는 일 없는 너는

누구냐?

네가 그것이었니, 피를 말리는 꽃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2 가을 총총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18 165
1461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강민경 2019.10.11 116
1460 남편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11 144
1459 장맛비의 성질/강민경 강민경 2019.10.09 141
1458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195
1457 자연이 그려 놓은 명화 강민경 2019.09.30 268
1456 오가닉 청문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9.26 197
1455 지상에 별천지 강민경 2019.09.23 189
1454 부부는 일심동체라는데 강민경 2019.09.20 169
1453 계산대 앞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9.19 117
1452 나그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9.14 91
1451 바다의 눈 강민경 2019.08.30 178
1450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200
1449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9.08.17 233
1448 여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8.06 193
1447 청춘은 아직도 강민경 2019.08.06 94
1446 고백(5) /살고 싶기에 file 작은나무 2019.08.02 156
1445 뽀뽀 광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31 118
1444 7월의 꽃/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7.26 121
1443 하나에 대한 정의 강민경 2019.07.26 133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