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2 22:32

가을 냄새 / 성백군

조회 수 136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냄새 / 성백군

 

 

길 가다가

한국 마켓에 들렸다

감 밤 대추 석류, 가을 냄새가 뭉클하다

그 냄새 꺾어 집에 가져오려고

이것저것 뒤척이며, 고른다

 

땡볕에 탄 것

바람에 멍든 것

가뭄에, 장마에, 시달려 겉늙은 것

벌레에 먹혀 쭈그러진 것

빼내고, 고르다 보니 남은 것은 몇 안 된다

이것 가지고는 너무 적어

가을 냄새 맡기도 쉽지 않다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1170 - 10012021

 

 

  • ?
    독도시인 2021.10.13 13:03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공감하였습니다
    저 역시 가을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하늘호수 2021.10.19 20:22
    감사합니다
    수확이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6 단순한 사연 서 량 2005.08.28 229
805 사랑한단 말 하기에 유성룡 2006.08.13 229
804 어머니의 향기 강민경 2014.05.13 229
803 바닷가 금잔디 강민경 2015.11.28 229
802 칼춤 손홍집 2006.04.10 230
801 고백 강민경 2008.11.21 230
800 빛의 얼룩 하늘호수 2015.11.19 230
799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30
798 너무 예뻐 강민경 2017.10.14 230
797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강민경 2015.10.17 230
796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230
795 시조 처진 어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07 230
794 시조 꽃 무릇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30 230
793 시조 복수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3 230
792 초석 (礎 石 ) 강민경 2006.08.18 231
791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31
790 그리움이 쌓여 file dong heung bae 2014.08.22 231
789 당신이 빠져 나간 자리 김사빈 2007.06.10 232
788 그 황홀한 낙원 김우영 2013.05.29 232
787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강민경 2015.08.29 232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