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4 19:52

봄, 까꿍 / 성백군

조회 수 1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까꿍 / 성백군

 

 

입춘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추운데

동네 담 보퉁이 벚나무는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만개(滿開)를 넘어 허공에 분분하며

겨울잠을 깨운다

 

땅 위에 떨어져 엎어진 낙화 한 송이

안쓰러워

주워, 뒤집어 보는데

까꿍수술들이 모여 아는 체한다

나도 드려다 보고 눈 맞추며 까꿍하는데

어디서 또 까꿍이다

더부살이 다람쥐 한 마리 늦잠 자다 깨었나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벚나무를 오르내리며 이쪽저쪽에서

까꿍’ ‘까꿍’ ‘까꿍

 

저기, 젖먹이 동네 아이

엄마 손 잡고 아장아장 걸어온다

중국, 일본, 한국 아이, 인도?

모르겠다. 저도 모르겠다고 말똥말똥

아무렴 어떤가, 제가 봄이라 귀여운데 까꿍

신기하고, 낯설고, 멀고, 가깝고, 이상하다고,  아이 눈망울에

봄이 까꿍’ ‘까꿍 까꿍

 

이러다간

내 혓바닥에 가시가 돋겠다

늙은 몸에도 꽃샘바람 불겠다

 

   1296 - 0213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9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성백군 2013.07.29 270
648 채 송 화 천일칠 2005.01.10 271
647 [가슴으로 본 독도]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5.11 271
646 그렇게 그때 교태를 서 량 2005.09.19 271
645 축시 손홍집 2006.04.07 271
644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71
643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1
642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272
641 인연이란 김사빈 2012.03.04 272
640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2
639 수필 한국어(동심의 세계)-이용우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272
638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72
637 어젯밤 단비 쏟아져 서 량 2005.07.28 273
636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73
635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3
634 년말 성백군 2005.12.19 274
633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4
632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631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5
630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5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