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4 17:26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조회 수 2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나이 많아

세상 걷기가 힘들어

가을 들길에 나를 내려놓았습니다

 

부자로 살지는 못했지만

굶지는 않았고

힘은 들었지만, 철이 없어

그것이 고생인 줄 몰랐습니다

 

억새, 갈대, 고추잠자리,

작은 새, 빨간 나무 열매, 털 달린 홀씨,

하나님의 뜰에서 뿌리를 내렸으니

한 생을 잘 살았다고

다들, 나름대로 아름답게 익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짐은 가볍습니다

내가 개미처럼 작아져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도 상처 입지 않습니다

낯설면서도 친근하고

쓸쓸하면서도 포근한 이길

 

노년에

풍경 속에 든 작은 나를 짚어보며

더 작아지려고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48 해 돋는 아침 강민경 2015.08.16 203
1247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3
1246 시조 곡비哭婢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5 203
1245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203
1244 얼룩의 초상(肖像) 성백군 2014.09.11 202
1243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2
1242 그의 다리는 박성춘 2015.06.15 202
1241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泌縡 2020.12.05 202
1240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7 202
1239 바람구멍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8 202
1238 시조 물소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5 202
1237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02
1236 자화상(自畵像) 유성룡 2005.11.24 201
1235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201
1234 가장 먼 곳의 지름길 file 박성춘 2009.01.22 201
1233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201
1232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01
1231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9.08.17 201
1230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1
1229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1
Board Pagination Prev 1 ...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