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4 / 과일진열대(주)
2008.09.09 10:23
과일 진열대에 넘실대는
주홍색 물결
(나를 철썩댄다)
칭칭 감긴 붕대 속의 내 가슴에
밀려오는 바닷바람
의사소통의 막힌 절벽에서
소리지르다 떨어지는 꿈 부스러기
크고 작은 포말이 되어
아득히 떠밀려 간다
계절의 갈라진 틈새로
늘어나는 긴 목
수압에 못 이겨 생선 눈알 자꾸 튀어나온다
둘러봐도
오라버니 휘파람 소리
들리지 않고
야자수에 걸린 달
내 목을 기어오른다
진열대는
속시원하게 모국어로
떠들어대는 고향집 뒤뜰의 감나무
산 페드로 비치에에서
주홍 빛 진하게 익어버린
내 얼굴
그 안에 주렁주렁.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50 | 시 창작 - 엔젤 (Angel), 내 사랑아 2/12/2019 | 김영교 | 2019.02.19 | 56 |
649 | 신작시 - 약속 의자 / 김영교 [4] | 김영교 | 2017.04.05 | 57 |
648 | 김영교 시 창작실 [1] | 김영교 | 2022.12.24 | 58 |
647 | 퇴고 시 - 부부 밥솥 / 김영교 [3] | 김영교 | 2017.01.25 | 59 |
646 | 쑥떡과 건강 불노(不老)차 [2] | 김영교 | 2016.08.11 | 60 |
645 | 이 아침에 - 집밥과 흙수저 / 중앙일보 6월1일 2019 | 김영교 | 2019.06.02 | 63 |
644 | 퇴고수필 - 보이지 않는 손 - 김영교 | 김영교 | 2017.01.25 | 64 |
643 | 퇴고수필- 가시고기 나무 / 김영교 | 김영교 | 2017.03.20 | 65 |
642 | 퇴고수필 - 하늘 시선으로 / 김영교 [3] | 김영교 | 2017.03.19 | 65 |
641 | 스마트 폰 분실, 그 상실과 자유-'이 아침에' / 김영교 6-2-2017 [1] | 김영교 | 2017.06.07 | 65 |
640 | 수필 창작 - 청포도 강의를 듣다 / 김영교 11-11-2017 | 김영교 | 2017.11.11 | 65 |
639 | 신작수필 - 두 얼굴의 미소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1.19 | 66 |
638 | 퇴고 수필 - 쌍무지개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3.21 | 67 |
637 | 파피 꽃, 아름다운 / 김영교 [2] | 김영교 | 2016.04.23 | 70 |
636 | 수필 - 사라의 작은 전시회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4.13 | 70 |
635 | 창작수필 - 깍두기 별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4.05 | 72 |
634 | 신작 시 - 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5.13 | 74 |
633 | 시 창작 - 보라색 음성 / 김영교 [4] | 김영교 | 2017.05.25 | 75 |
632 | 수필 창작 - 줄 두 개가 / 김영교 | 김영교 | 2017.11.03 | 76 |
631 | 수필 창작 - 거리두기 병문안 /김영교 4-12-2020 | 김영교 | 2020.04.05 | 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