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인가 / 김영교
2010.02.19 03:00
외출전에 일어나는
참으로 눈치 없는 일* 하나
얕은 실개천이 터지면
그 허망의 투신을 막는 제방작업 눈물겹다
움직임을 벗고 일단 멈춤에 눕는 몸
뜨거운 심장을 떠나는 붉은 눈물
긴장의 역주
그 생명 한 줄기
때론 발 앞에
응고의 때 놓쳐 추락하는 우둔함
혈관 숲을 돌면서
쉴 줄 모르는 세포들
하늘가슴에 기대는 순간
놀라운 흐름은 서서히 정지
미련없는 떠남에서
겹치면서 비켜가는 삶의 약속 피어난다
식어가는 체온 한번이라도 손잡아준 적 없고
따끈한 사랑국 한 사발 나누어준 적 없는데도
나를 위해
진홍의 액체 방울방울
땀도 눈물도 다 쏟아
우주 크기의 낙하
세상 가득 채운 낮아짐
나의 빈혈세계를 날아 오르며 뼈속까지 비우게 하는
당신은 누구인가
한 오라기 실도 걸치지 못한
벗은 나를 지켜보는
당신은 진정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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