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을 보며

2004.05.06 13:54

김영교 조회 수:402 추천:122






    벚꽃 // 김영교

    가지 끝에 앉은 바람이
    봄을 건드린다
    봄비가 건드린다
    마음에는
    하얗게 웃어대던 벚꽃잎이 날리며
    버선짝들이
    여기 저기 흔적을 남긴다

    그때
    떠나 오던 나의 뒷 모습 향해
    한없이 손 흔들어 주시던
    어머니 얼굴이
    실눈 뜨는 봄 치마폭에
    그렁 그렁 차 오른다

    이제
    하늘과 뿌리 사이
    오랜 발아의 몸부림은
    꽃 길 환하게 트고
    지축을 적시는 저 빗소리
    한마당 나눔잔치 펼친다

    지는 꽃 잎 훌훌 털고
    다시 물오르는 나의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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