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2004.05.27 17:01

김영교 조회 수:468 추천:142

늦도록
공드려 그럴듯하게 지은 모래성
큰 파도가 와서 한번 휩쓸고 가버리면
몹시 안타까워 소리소리지르며
가슴치던 어린 시절

세상 바닷가에
무너저 내리는 인간의 약속
'그 허무함에'
몸부림 치던 겨울
금새 없어지는 것들의 짧은 깜박임
그 뒤에 텅 빈 공간이 줄을 잇고

철 든 어느 날 오후
그 <지워짐>이 열림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이라는 깨달음이
마음의 해변에 쫙 펼쳐졌다

촘촘한 소망의 모래벽돌이 되어
또 올라가는 모래성
그 다음 날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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