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2004.12.10 16:24

김영교 조회 수:377 추천:72

                 시 : 김영교

싼타아나 바람이 몰고 온 흔적
차고 안의 자동차 내부까지
의자 위 구석진 곳까지 침범해 온
그림자도 없는 실존
조용히 낮게 자리 매김 하는
없으나 분명 있는 몸집
머나먼 길 피곤의 기색 없이
여장을 푸는 지극한 가벼움

귓가에 쏟아져 들어오는 세진(世塵)의 언어들
오늘따라 마음 구석에 한 마디 말가시가 찔러댄다
비틀거리다 어지러워 길게 눕고 말았다

방안 가득
일직선으로 비추어 오는 햇살
사이사이 행복하게 춤을 추는
수많은 동작들을 보는 순간
가슴이 쿵쿵 뛰는 놀라움

빛은 살리는 일
정지된 동작이 춤이되고
뿌리없이 떠돌던 말이
걸어다니는 일이다

바람에 안겨
허공을 춤추는
날 수 있는 동질의 미세함
그리고 나 또한
한 몸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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