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바다

2005.02.04 14:06

김영교 조회 수:344 추천:66


때묻은 빨래의 파도
철썩철썩 일상의 해변을 적신다
건조기의 뜨거운 열기
해풍에 날려보낼 때
비상하는 조그만 기쁨의 포말들

식탁을 오르내리는 젓가락 소리에
어둠이 내리고
설거지 잔물결이 하루를 닫을 때
쉼의 바다 그 넓은 가슴에 기대면
녹아 없어지는 어깨긴장

아침 햇살 퍼지면
저자섬에 바람 타고 밀려가
싱싱하고 필요한 먹거리를 망태에 건져 올려
이 골목 저 비탈 차량의 물결 헤치고
다시 바다에 안기면
행복한 선장, 나는

부엌해변에 서면
씻고 다듬는 물장구 치기
썰고 끓이는 파도타기
밥하고 반찬 하는 끝없는 항해
내일은 또 무엇을 건져 올려 식탁에 놓을까

청소의 물살이 먼지 자욱한 뱃길을 쓸어올려
파도가 높을수록
걸러지고 깨끗해지는 바다
땡볕에 증발하는 그 떠남의 아픔 뒤에
채워지는 푸른 바다

똑 같은 그러나 새로운 꿈을 따러
나는 오늘도
해도(海圖)에도 없는 작은 포구에서
수심(水深) 깊숙이 자맥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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