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잎* 꽃
2005.09.09 20:21
심지도 않았는데 쑥쑥 잘 자란다
몸을 비비 꼬며
세상에는 너와 나뿐
부드러운 음성으로
심장만큼 가깝게 다가간다
흙냄새나 물끼가 왜 필요한가
귀 한 쪽이면 족한 평수
입술과 혀의 간격
하늘과 땅을 찔러
결백의 축이 흐믈거리는 대낮
분수껏 지열을 퍼올리는
치자꽃 옆자리에서
뻗는 산발한 여인의 설연화
맑은 하늘에서
피가 뚝 뚝 떨어지는 낭패감
멎지 않는 초침의 들판에서
멋대로 무질서하게 피었다
제풀에 말라 죽는 최후
해가 거듭되면서
양심의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치자꽃 어머니 냄새
저 만치 서있는 나를 깨운다
고개를 드니
눈금하나 변치않는 체온으로
세상을 노젓는
팔뚝이 보일뿐이다.
*가시잎 (Gossip)
Eric Tingstad & Nancy Rumbel / Acoustic Garden
"Talk Of Angels"
"Talk Of Ang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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