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도 없는 것이 - 4
2006.01.04 16:23
그리움
김영교
내 삶의 지도에는 매듭산이 우뚝하고
관계강이 흐른다
산맥 이어지고 강이 모여 바다로 간다
눞은 비 바람에도 탄탄한 힘은 길을 낸다
뚜벅 뚜벅 걸어 들어 온
오늘이란 자루에
내 놀란 시선
늦가을
혼자 있는 주말 오후
가을이 떠나고 있는 창밖을 응시에 담는다
마음이 낙엽지고 있다
곱게 떨어지는 저 가벼운 잎새처럼
욕심을 다 털고 땅으로 내려가는 나의 마지막을
그 때도
꼭 껴 안고 싶은 지도 한장
그 안에 반짝이는 사랑들
목을 적신다
삶의 구비구비 인연들을 심어놓아
기억의 방들을 매듭으로 불밝혀
아름답고 싱싱한 호흡으로 체우는
당신의 자석 가슴이
예리한 관찰에 달라 붙는 관심의 눈빛이
역사와 여행 편린들을 신나게 안고
마음을
시간을
향기가 혈관을 흘러
목말라 타버릴듯 타올라
그래도 쏟아버리지 못하는
가슴에 고이는 원액즙의 강
산맥을 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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