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고향 생각에 젖어
2010.11.27 09:52
베어 문 단 물이 하늘에 닿는
한 해의 끝자락
말구유 보다 약간 높은
상주 배나무를 생각한다
속살 무게를 키우느라
닷맛을 위해
껍질을 섬기며
전들 오죽이나 쫄았을까
천둥과 바람
쉼 없이 하얗게 지세운 밤
배꼽에서 꼭지까지 둥글게 부르터
물집이 몸통보다 크다
이빨과 입술 사이
그 언저리
온 몸을 다 내준 그 헌신
결대로 빛대로
혈관으로 질주
겹치는 사람배나무(人梨木)
오늘 이렇게 뭉개 없어져 살아나는
진액 즙
성찬식
단단한 각질
싱싱한 속살 결대로 보듬고
베들레헴을 거쳐
상주 본가에 간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0 | 경청의 지혜 2 | 김영교 | 2006.04.12 | 382 |
209 | 퇴고수필 - 파격의 멋 / 김영교 [4] | 김영교 | 2017.01.21 | 381 |
208 | 오늘 문득 새이고 싶어 | 김영교 | 2005.09.08 | 380 |
207 | 산행의 약도 | 김영교 | 2008.06.25 | 378 |
206 | 질그릇 손길이 | 김영교 | 2010.12.01 | 377 |
205 | 먼지 | 김영교 | 2004.12.10 | 377 |
204 | 밥사는 목사님 - 이 아침에 -중앙일보 [7] | 김영교 | 2018.05.25 | 375 |
203 | 수필 창작 - 낙타의 발굽 먼지 / 김영교 [1] | 김영교 | 2017.11.11 | 374 |
202 | 위로 치솟는 작은 몸짓 | 김영교 | 2005.01.01 | 374 |
201 | 시간의 소리 | 김영교 | 2010.12.09 | 373 |
200 | 만개(滿開) | 김영교 | 2005.01.02 | 372 |
199 | 어머니전 상서(사모곡) | 김영교 | 2007.09.13 | 369 |
198 | 가을이면 생각나는 얼굴 | 김영교 | 2004.11.09 | 369 |
197 | 점(點)으로 산다 | 김영교 | 2005.10.28 | 368 |
196 | 시창작 - 우리집 바다 / 김영교 3/30/2017 [22] | 김영교 | 2017.03.30 | 367 |
195 | 죽은 비 | 김영교 | 2006.03.10 | 366 |
194 | 이럴 때 생각나는... | 김영교 | 2003.08.25 | 365 |
193 | 오늘을 산다 | 김영교 | 2005.01.31 | 364 |
192 | 조용한 혁명 / 김영교 | 김영교 | 2011.08.25 | 363 |
191 | 연하장 설경 by 김영교 | 김영교 | 2006.01.02 | 3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