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고향 생각에 젖어
2010.11.27 09:52
베어 문 단 물이 하늘에 닿는
한 해의 끝자락
말구유 보다 약간 높은
상주 배나무를 생각한다
속살 무게를 키우느라
닷맛을 위해
껍질을 섬기며
전들 오죽이나 쫄았을까
천둥과 바람
쉼 없이 하얗게 지세운 밤
배꼽에서 꼭지까지 둥글게 부르터
물집이 몸통보다 크다
이빨과 입술 사이
그 언저리
온 몸을 다 내준 그 헌신
결대로 빛대로
혈관으로 질주
겹치는 사람배나무(人梨木)
오늘 이렇게 뭉개 없어져 살아나는
진액 즙
성찬식
단단한 각질
싱싱한 속살 결대로 보듬고
베들레헴을 거쳐
상주 본가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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