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도 없는 것이 - 2
2006.01.04 04:46
회개
너는 누구인가
눈치라곤 털끝 만큼도 없이
밀어닥쳐
얕은 실개천이 터지고 있다
핏방울로 뛰어 내리는 의식들
몸부림치며 뜨거운 심장 바닥을 팡팡 쳐
붉은 오열
드디어 산꼭대기부터 무너저 내린다
오던 길 되돌아 서서
뒤돌아 가지않는다
멎을 때를 몰라 흘러 터지는 눈물 앞에
쉼에서 멀리 떠나 온 찢어지는 몸부림
깊은 산 계곡을 지나
칼날의 첨예에 그토록 깊이 찔리어
낭떠러지에서 뛰어 내리는 투혼
낙하는 열림으로 길 열어
산새들의 지저귐
자유로 뚫린 숲이 깨어난다
있는 힘 다해 내미는
이슬 젖은 손 바닥에
뜨거운 체온 옮아 와
뻥뻥 뚫린 구멍을 메운다
붉은 몸집을 녹이며
내 의식을 장악한 부드러운 날개
약속의 언덕을 향해
옛사람을 버리고
곁눈질도 할 수없이
나를 이끌어 올리는 힘
내 안에 있는
너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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