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옷
2007.02.07 15:04
김영교
처음엔 생소한,
입을수록 정이 가는 옷 한 벌 있네
입고 나면 어디론가 외출하고 싶은
살갗처럼 편안하고
입어도 닳지 않아 수선비도 들지 않는 옷
세월이 가도 유행에 쳐지지 않네
어른도 아이도
남자도 여자도
입으면 모두의 것이 되는 향기
밤이나 낮이나
사계절 어느 절기에도 적합한
포근한 촉감 뚫고 들어와
내 폐부에서 출발하여
초록 들판을 달려 산정을 오르는 상큼한 바람
그런 옷 한 벌 있네
내가 입으면 환해지는 너
네가 걷는 세상 밝기만 하네
오늘따라 삐걱거리는 수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소리의 옷을 입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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