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지문 (미주문학 여름호)
2007.03.26 06:43
음성지문 (聲紋) 5/7/07
김영교
쌍둥이 이모님은
한 남자를 사랑하다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사촌 시누이의 쌍둥이 아들 두 녀석은
그 어려운 의학전공을 재미 있어해 신통했다
취미와 용모
걸음걸이와 머리털 누운 방향
사탕 깨물어 먹는 버릇까지
너무 서로 닮아 가족들 조차 헷갈렸다
각막이식 거부로 시력을 잃은 어머니
용케 알아보신다
말 할 때 목소리 하나로
범죄 사건 현장은
손바닥 열개의 다 다른 손가락 지문을 채취한다
지구 위 모든 종족, 다 다른 언어
자기들만의 문화
같은 말 다른 목소리로 체득한다
이제야 알겠다
음성에 지문을 두어
식별토록 하는
목소리만 그러하랴
안팎으로 지문 아닌 것 하나도 없다
인간, 다 틀린데 다 똑 같은 체온
개별의 아름다움
다 똑 같으며 다 틀리는
혼의 지문
그의 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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