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에서(Arboretum)
2007.07.14 11:53
이국의 땅뙈기에서 크는
목화나무
그 아래에 서서 글썽이는 반가움이
수줍은듯 피지도 못한채 여물어 버린
검부러기 뒤집어 쓴 목화 한 톨 주웠다
신기한 일은 손끝에서 살아나는 문씨 계보
대나무 숲을 지날 때 휘파람 소리 들리고
갈대 호수에 한가롭게 떠 노는 오리 떼
지금 살아있는 옛날 그림이다
나드리 끝나는 출구 근처에
물소리가 발길을 잡고 놓지 않는다
사진에 찍히지 않는 저 작은 폭포물소리
따라와서
밤새도록 내 몸속을 돌아
흐르고 흘러
어느듯 목화꽃 하얗게 툭툭 터진
목화밭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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