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쏘이고 가는 길
2007.09.01 08:14
초록에 일렁이는 햇빛 눈부신 들판
눈을 감고 고요에 맡기는 동역자들의 침묵
평화스런 산상의 주말은 더욱 목가적
사슴부부가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다
사람의 기척에 익숙한가
두려워도 도망도 않고
맑은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진행되는 스케쥴 따라
겹치며 떠오르는 한나의 젖은 눈
하나님께 고하는 실로에서의 간절한 기도
들리는듯
바람이 결따라 한 차례 들판을 쓰담는다
내 가슴도 쓰담는다
<아프간 피랍 전원 석방>
두번의 피 흘림, 그 후의 사건
오버타임 일하는 푸른 날개
세상을 빛으로 비상시킨다
창조주, 주님이 지은 아름다운 세상
죄덩이 나를 이 세상에 둔 극치의 은혜가
이제 섬광같은 깨닫음으로 가슴에 꽂힌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죄에 납치된 나를 석방시킨 주님
바람이 한차례 나를 휘감는다
나는 덜썩 내려놓아지고 나를 가눌수가 없어
맡긴다
골수를 돌아 스며드는 깊은 감동이 나를 감싼다
감사가 나를 흘러
저 깊은데서 부터 솟구쳐 간헐온천으로 터진다
여기, 한나의 실로
우리 모두의 실로
바람을 만나고 가는 길
기쁨의 더듬이
숨쉴 때 마다 자라고 있다.
-영락 Retreat Center에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50 | 젖는다는 것은 | 김영교 | 2005.01.12 | 388 |
449 | 화려한 외출 | 김영교 | 2007.06.23 | 389 |
» | 바람 쏘이고 가는 길 | 김영교 | 2007.09.01 | 389 |
447 | 텃밭, 이제는 | 김영교 | 2004.08.10 | 390 |
446 | 웃음 반찬 / 김영교 | 김영교 | 2011.09.08 | 390 |
445 | 어떤 고백 | 김영교 | 2003.04.07 | 393 |
444 | 날개짓처럼 투명한 것에 대하여 | 김영교 | 2006.03.06 | 393 |
443 | 멀리서 가깝게 만나는 친구 | 김영교 | 2007.11.01 | 393 |
442 | 이적(異跡) | 김영교 | 2008.08.11 | 394 |
441 | 날아가고 있다 | 김영교 | 2006.10.10 | 397 |
440 | 대림절 頌/김영교/크위크 | 김영교 | 2007.11.29 | 397 |
439 | 신작수필 - 스마트 바보 / 김영교 [10] | 김영교 | 2017.05.15 | 397 |
438 | 여행 | 김영교 | 2005.09.25 | 398 |
437 | 여행 | 김영교 | 2004.12.11 | 399 |
436 | 크릭 하나 | 김영교 | 2004.05.20 | 400 |
435 | 빈 무덤 (부활절) | 김영교 | 2007.04.07 | 401 |
434 | 아버지 바다 (크리스천 헤럴드) | 김영교 | 2007.06.05 | 401 |
433 | 편지 | 김영교 | 2004.01.14 | 402 |
432 | 벚꽃을 보며 | 김영교 | 2004.05.06 | 402 |
431 | Breathing life | 김영교 | 2003.04.29 | 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