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풍경/김영태화백에게

2007.10.20 20:10

김영교 조회 수:466 추천:76

그토록 답답했습니까 가벼운듯 바람에 기대어도 숨찼습니까 소리없이 착지(着地)하는 인간의 신체 충돌의 불꽃 움직임의 극한을 흘러 발끝이 핑핑돌려도 넘어지는 것은 세상이었지요 허공의 한 지점에 시선을 모으고 속도를 달고 회전하는 마술같은 기교 파르르 떨며 팽이처럼 중심을 서서 살려놓은 그 수많은 풍경들 몸의 성취에 취하여 감격하며 박수를 쳤습니까 뒤돌아보는 그 눈빛 습한 어두움을 화들짝 밀어내는 섬광 그날도 그런 불빛을 쏘아 생명을 불당겨주며 당신은 안으로 안으로 폭삭 사그라지고 있었습니까 슈벨트의 겨울 나그네 수목들 사이에서 바라보는 공연장 왼켠 통로에서 127번 자리 비었습니다. 꽃다발을 안고 찾아오는 누이들 이제 무대 밖 위와 아래를 이어주는 한 쪽 발끝은 땅에 꽂은 채 다른 다리를 바깥으로 높이 치켜들어 균형과 유연의 절묘한 아름다움 서른두번의 회전을 태우고 타고 흐르고 흘러간 그 불꽃이 왜 이토록 가슴 저리게 만듭니까 자주색 목인 예술가의 초상 공중으로 뛰어 올라 잠시 머무는듯 세우가 뿌려지던 혜화동 언덕길의 사라와 나를 향한 그 눈빛은 꺼지지 않고 서 있습니까 풍경은 여전히 춤추고 있습니까.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 G장조 K216
Violin Anne-Sophie Mutte
제1악장 Alleg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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