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어디다 두지요? / 김영교

2010.02.25 04:42

김영교 조회 수:515 추천:173

힘겨웠던 투병의 다섯달 바같 세상은 초록이 살찌는 찬란한 5월 자녀 하나 없는 외로운 내릿길 숨 한가닥 푹 꺼지면서 친구는 육신을 벗었다 아직도 가슴이 식지않았을 때 달려가 눈을 감겨주고 턱을 닫아주었다 먼 작별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와인에 취하고 허무에 취한 한 달 정신이 들어 유품 정리하는 친구남편 가진것이 너무 많아 혼란스런 남편 추리고 버려도 끝이없어 힘들어 진 남편 구름을 쫓아 지구를 몇 바퀴 돌고 한 때 가치를 두었던 크고 작은 흔적들의 집합 박물관 저택에서 밀어 내고 있었다 집 밖으로,기억 밖으로 와인잔 가득 마신 것은 눈물이었다, 고독이었다 밤이 이슥 해서 걸려온 전화 한통에 담긴 머뭇거림 "있는데 없어요 있는 걸 아는데 못 찾겠어요..." 수화기를 내려놓는 손에 매달리던 목소리 "여자들은 현찰을 어디에 두지요?" 오늘 밤 그의 건재를 확인한 나는 그리움의 낭떨어지에서 추락 끝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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