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풍경-1

2010.10.28 17:08

김영교 조회 수:456 추천:129

고무줄-

고무줄 하면 얼릴 적 고무줄 넘기가 떠오른다.

이번 서울 방문에 고무줄 체험은 산들 바람이었다.
시어머님의 늘어난 허리둘레에 맞는 속옷 사이즈 찾아 3천리-
나를 도와준 친구는 순발력이 뛰어난 고무줄 성품이었다.
탄력있고 때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는 신축성 성품이 나를 황홀케 했다. 늘어난 고무줄로 너는 나에게 와서 나에게 마추는 매력...

그날 좁은 통로 양켠으로 즐비한 희얀한 매장으로 안내, 시장을 손바닥 안에 뒀다. 생동감 넘치는 삶의 현장을 손바닥 안에 뒀다. 그녀의 매력은 어딜가나 가냘픈 목소리, 해내는 일은 척척, 매사에 능한 그녀는 왜 아직, 독신일까 ? 지금도 당기고 있는 걸가? 늘어나고만 있는 걸까?

청개천 어디멘가 그녀의 단골 도매상가, 연한 꽃무늬의
대짜 속옷, 질감이 부드러웠다. 느낌이 좋았다.
그래도 작은 치수같아 우려하는 나를
안심시키려 친구는 고무질 타래 도매상으로 직행
명중한 치밀한 일처리...
그리고 호탤에 들어서자 마자 작업 개시,
열벌이나 되는 속옷 고무줄 갈아치우기에 몰입했다.
마치 자신의 노모의 속옷이 되기나 한듯...

끈 많큼 넉넉하게 여분을 둔 지혜,
고물줄은 신통하게 허리둘레를 알아 착 가서 딱 달라붙었다.
어머니의 탄성,'이제 됬다'

빙고-
그녀는 매사가 그렇게 번득인다.
남자관계에서 지나치게 번득일분 스파크가 안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퍼득 들었다. 벌써 친구가 보고싶다.

태평양 건너오는 내 짐속에 콩잎 참기름 표범무늬 잠옷 더덕 책 등등
무공해 웰빙식품이 무게를 더해 초과벌금을 배당받았다. 하지만
무엇 보다도 사람냄새 나는 고무줄 이야기는 무게없이
태평얄 건너 슬며시 따라와 지금도 나를 행복한 추억에 잠기게한다.

사람사는 이야기들이 복짝대는 서울이 그래서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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