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풍경-3

2010.10.28 17:53

김영교 조회 수:422 추천:122

영이 너무 많아요 실수 서울 방문 중 처음으로 집을 두고 호텔에 머물렀다. 여름 방학이라 미국 사는 손주들이 와있어 오라버니는 호텔 예약을 해 놓고도 미안 해 했다. 늘 차편을 내주셨지만 형편이 여이치 못한 날은 개인택시를 탔다. 길을 모르다 보니 택시 교통편을 이용하는 게 안전하고 편했다. 그날도 가족들과의 저녁식사 약속을 택시에 의존했다. 미터기에는 4천8백원이 찍혔고 나는 온누리 교회 앞에서 낮에 옥수수 2 봉지 사고 남은 5천원을 건네주며 '됬어요' 2백원을 팁으로 여겨주기바랬다. 우산을 챙겨 내리며 문을 서둘러 닫았다. 기사 아저씨가 머뭇거리자 나는 못 들어서 그런 줄 알고 '됬어요.' 안 움직이는 차를 향해 또 한 번 말했다. 승객이 내리면 휙 떠나고 마는데 주춤하는 낌새가 좀 그랬지만 뒤로 돌아서서 경비원이 열어주는 유리정문을 밀고 에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5천원 지폐를 썼는데 어찌해서 지갑에 5천원이 그냥 있나, 이상하게 느껴져 거꾸로 짚어보았다. 그 제서야 ‘아차’ 내가 실수를 했구나 하고 깨달았다. 뭔가 지체하던 택시기사의 머뭇거림에 내 느낌이 좀 이상했던 게 직감이었다. 그 기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어떨떨 한 기분이었을 게다. 4만5천2백원이란 거액의 팁을 평생 처음 받고는 얼마나 어떨떨 했을까 싶다. 금방이라도 획 돌아서서 거스름돈을 요구해 올 것 같아 기다리느라 머뭇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바보가 따로 없다 싶었다. 분간 못하고 5천원짜리 라고 낸 지폐가 5만원짜리 였으니...5천원이나 5만원 둘다 벽돌색 배경에 5자 뒤에 영이 너무 많이 붙어있었다. '너보다 그 기사가 그만큼 더 돈이 필요한 사람이었나 보다' 큰 오라버니 이 한마디로 위로를 삼고 정말 도움이 되기 바랬다.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5천원짜리와 5만원짜리가 지폐 크기도 같고 왜 그렇게 비슷한지, 똥그라미는 왜 그렇게 많고.... 처음 대하는 미국촌뜨기 눈에는 영락없이 색깔도 비슷한 색깔이라 헷갈리는 게 조금도 이상하지가 않았다. 한국화폐에 생소한 여행자들, 나처럼 실수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으로 족했다. 그 이후로 택시요금은 만원짜리 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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