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5 / 김영교
2011.01.23 09:57
-영원한 스승
오늘 고보조림 도시락이
평소에 절 좋아하던
어머님께 가자고 보챈다
새벽 예배에 참석한 무수한 어머니의 어제는 가고
오늘은 양로병원에서 기다림을 키우고 계시다
매일 찾아뵈어도
출출 하시었나
도시락 대하는 건강한 식욕
사람 허기가 식욕으로 내려간 것일까
글썽이는 눈물은 대책이 없다
환한 대낮이 북적대는 창밖 세상
외면한 채
단층건물 실내 흰벽은 석상처럼 말이 없다
직원 모두 얼굴의 기계 미소는
옆방 휠 췌어 할머니
'어머니, 어머니-' 울부짖는 소리
못들은 척 한다
생명의 3월은 어머니 해피 버스데이 달
익숙지 않는 냄새와 냉기
잘 견디시는 어머니가 그지없이 고맙다
늙음과 병듬
답답함과 소외감의 회색 무게를
밀어내듯 불 밝게 켜 드린다
기다림이 흘러 체념으로 굳어지는 지점
방문객의 인기척에 파르르 반응하는 저 의식
따뜻한 대화와 스킨 쉽
체온 나누고 기도로 마무리 한다
"어머니, 내일 또 올께요."
앙상한 오른손 끼리 작별을 흔들며
내일의 내 모습
오차없이 일깨워 주는 스승
만나뵙고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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