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울 밤 / Rene의 You'll never walk alone

2011.11.12 06:48

김영교 조회 수:546 추천:116

사다리에서 떨어진 남편 훈장처럼 척추에 박힌 금 세 곳 그 후 내 곁에 꾸부정한 노인 한사람 미루어 온 국외 출장을 견뎌 낼까 10월 이마에 내려오는 낙엽을 뒤로하고 약 한 보따리 챙겨 길 떠나는 뒷모습 짠한 마음이 손 흔든다 서로 남남 생쌀 알갱이 부대껴 밀어내며 한 평생 한 밥솥 안에서 뜨겁게 끓을 때 열 참아야 뜸 드는 인연 배웅하고 돌아온 나를 기다리는 낯설게 휑한 집 불 있는 대로 밝히고 크게 소리치는 음악을 더 높혀도 아래 윗층 발길에 체이는 완벽한 썰렁함 불을 지핀다 기도의 불을 지핀다 지금 그는 캄캄한 허공 어디쯤 날고 있을까 나는 지금 나의 인생 하늘 어디쯤 날고 있을까 이슥하도록 잠들지 못하는 가을밤 남편 부재의 밤 말없이 깊어만 간다 center>

Renee Flemin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0 젖는다는 것은 김영교 2005.01.12 388
449 화려한 외출 김영교 2007.06.23 389
448 바람 쏘이고 가는 길 김영교 2007.09.01 389
447 텃밭, 이제는 김영교 2004.08.10 390
446 웃음 반찬 / 김영교 김영교 2011.09.08 390
445 어떤 고백 김영교 2003.04.07 393
444 날개짓처럼 투명한 것에 대하여 김영교 2006.03.06 393
443 멀리서 가깝게 만나는 친구 김영교 2007.11.01 393
442 이적(異跡) 김영교 2008.08.11 394
441 날아가고 있다 김영교 2006.10.10 397
440 대림절 頌/김영교/크위크 김영교 2007.11.29 397
439 신작수필 - 스마트 바보 / 김영교 [10] 김영교 2017.05.15 397
438 여행 김영교 2005.09.25 398
437 여행 김영교 2004.12.11 399
436 크릭 하나 김영교 2004.05.20 400
435 빈 무덤 (부활절) 김영교 2007.04.07 401
434 아버지 바다 (크리스천 헤럴드) 김영교 2007.06.05 401
433 편지 김영교 2004.01.14 402
432 벚꽃을 보며 김영교 2004.05.06 402
431 Breathing life 김영교 2003.04.29 403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6
어제:
14
전체:
648,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