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볕 한줌 / 김영교 / 4/14/2011
2011.04.14 09:06
옷 다 벗은 엄동 나무는 춥다
알몸으로 하늘을 받쳐 이고
뻗은 가지마다 불끈 쥔 주먹
내공(內功)이 남달라
땅, 하늘과 소통
초록 힘 사방에서 불러모은다
무거운 구름 쏟아지면
거꾸로가 없는 비에 기대어
맨살은 한없이 낮게 스며들 줄도 알아
마냥 젖어드는 저 느긋한 습성
껍질 남루할수록
나이테 호흡이
우주 혈맥일 줄
겉보고 짐작이나 하겠느냐
냉혹한 시선이 휘몰아치는
가파른 이민 언덕의 겨울나무
떨고 있을 때
다 내주고 떨쿼
가득 차오르는 삶
새롭게
봄 볕 한줌
(2012년 10월 30일 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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