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탠 탠 (Suntan 10) / 김영교

2011.06.29 01:13

김영교 조회 수:537 추천:136

창 밖 햇살이 집안을 기웃댄다 겨울을 건너온 눅눅한 이부자리 밖으로 끌려나오자 마자 네 귀퉁이 냅다 멱살 잡혀 진드기도 함께 잡혀 홀라당 알몸 된다 널찍하게 대낮을 누비는 하늘 눈썹아래 늘어진 몸통 느슨하게 오리털 사이사이 볕 침 공기 꽃구름 푹신푹신 받아 챙긴다 책 우거진 서가에 꽂히는 사선의 볕 한줌 시집(詩集)이 목을 빼고 기다리는 썬탠 순간 안경 아래 활자는 처녀성을 바친다 벽장 안에 해묵은 원고 뭉치들 사모하던 대기와 열애 골동(骨董) 먼지도 상기되는 쾌청의 날 오늘 밤 썬탠 이불 덮고 꿈도 시도 속 창자 머리통 까지 날이 새도록 잠이 출렁대는 해변에서 나누는 뜨거운 정사 간접 썬탠 10* * 가장 좋은 그레이드 점수 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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