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빛 소리 / 김영교
2011.07.20 06:39
그 시절
보름 달은 밝은 등불
책들이 달을 삥 둘러서면
온 마을은 환한 이야기 주렁주렁
고향의 맑은 공기는 보약
흘러내리는 냇가에 발 담구고
저 냇물처럼 깨끗하고 꾸준 하라던 그리운 목소리
가족 그림 안에
세월은 흘러 먼 이역에서 듣는 고국소식
고층건물에 마이카 시대
비대해지는 서울
속도에 주눅 들어 엉금엉금
그리움에 푹 안기면
아스라이 잊고 살아온 세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오라버니 뒤를 밟는 막내
희수의 쟁반에 축하의 마음 올려드리면
반가운 휘파람 소리 사방에서 일어선다
지열을 뚫고 이민 암벽을 기어오르는 탈진의 버둥거림
‘용타, 용해’
언제 들어도 살맛나는 보라빛 소리
거기 그렇게 늘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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