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빨래 / 김영교
2011.10.04 02:33
가을빨래
백팩 짊어진 노동절 연휴가
온통 도시를 비운다
여름에 체한 나를 비벼
쥐여 짜면 초록물이 주르륵
겨드랑이가 걸친 남루를 풀어헤친다
이슬이 입술을 맞춘 케년의 아침에
두 번 담구고
반나절의 눈빛 햇살에 헹구어 낸다
내 속 찌든 때
버럭버럭 문질러 빨고 씻는 하늘 빨래
아삭바삭 깨끗해진 귀로
스모그 행렬을 거머쥔 짜증 땟국길이
어느틈에 와서 달라붙는다
겨우 아물어 수리된 상체기
달래 간신히 회복에 도착
빈집 가득 기다리고 있는
저 가을
나보다 한발 앞서
우기 가슴은 곰팡내 번져
펄럭이는 가을바람에
널어 말리는
잠속에서도 물소리 맑은
가을빨래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70 | 그리움은 가을강처럼 깊어 [1] | 김영교 | 2011.12.20 | 691 |
469 |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에 / 김영교 | 김영교 | 2011.12.15 | 573 |
468 | 땅위의 밤 / 성탄 시 | 김영교 | 2011.11.30 | 499 |
467 | 기둥의 노래 | 김영교 | 2011.11.29 | 458 |
466 | 시 창작 - 행복할 수 있다니 - 산장일기 1 / 김영교 | 김영교 | 2011.11.26 | 566 |
465 | 열고 들어갈 문이 있다 / 김영교 | 김영교 | 2011.11.26 | 621 |
464 | 가울 밤 / Rene의 You'll never walk alone | 김영교 | 2011.11.12 | 546 |
463 | 텃밭, 이제는 / 김영교 | 김영교 | 2011.11.02 | 607 |
462 | 그날 발길이 / 중앙일보 | 김영교 | 2011.10.31 | 672 |
461 | 달밤이 소리내어 / 김영교 | 김영교 | 2011.10.18 | 541 |
460 | 배움의 나무야 | 김영교 | 2011.10.18 | 524 |
459 | 계절 사이에서 / 10월을 건너 | 김영교 | 2011.10.18 | 454 |
458 | 이 가을 예감은 / 김영교 | 김영교 | 2011.10.18 | 421 |
457 | 김강석 | 김영교 | 2011.10.18 | 421 |
» | 가을빨래 / 김영교 | 김영교 | 2011.10.04 | 387 |
455 | 셀폰 소리 / 중앙일보 | 김영교 | 2011.09.27 | 311 |
454 | 우리들의 이야기 / 김영교 | 김영교 | 2011.09.17 | 352 |
453 | 주말같은 친구 / 김영교 | 김영교 | 2011.09.17 | 352 |
452 | 추석얼굴 / 김영교 | 김영교 | 2011.09.10 | 326 |
451 | 웃음 반찬 / 김영교 | 김영교 | 2011.09.08 | 3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