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 기쁨 2

2005.05.15 21:31

김영교 조회 수:139

임영조의 고도를 위하여-이아침의 시(6/2)[-g-alstjstkfkd-j-]면벽 100일
이제 알겠다, 내가 벽임을
들어올 문 없으니 나갈 문도 없는 벽
기대지 마라
누구나 돌아서면 등이 벽이니

나도 그 섬에 가고싶다
가서 동서남북 십리허에
해골 표지 그려진 금표비 꽂고
한 십년 나를 씻어 말리고 싶다

옷벗고 마음 벗고
다시 한 십년
볕으로 소금으로 절이고 나면
나도 사람냄새 싹 가신 등신
눈으로 말하고
귀로 말하는 달마가 될까?

그 뒤 어느 해일 높은 밤
슬쩍 체위 바꾸듯 그 섬 내 쫒고
내가 대신 엎드려 용서를 빌고나면
나도 세상과 먼 절벽섬 될까?

임영조(1945-)'고도를 위하여' 중

사람냄새를 떨치고 싶어
너무 고도에 가고 싶어 아예 섬이
되버린 시인, 돌아서면 우리는
문이 없는 벽의 존제,
닫힘을 열고 문이되는 길은
떠남에서 출발, 그 섬을 찾아가
씻음과 말림,
볕과 소금으로 절이는 작업
그것도 10년을.
그때 시인은 비로소 절해고도가 된다
바로 혼연 일체가 되는 우주,
벽이 문이 되는 생명의 길이다.

김영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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