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6/7)

2005.05.16 02:11

김영교 조회 수:156

이성선의 '도반(道伴)' 전문( 6/7)[-g-alstjstkfkd-j-]     벽에 걸어 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알고도 애써 모른 척 밀어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이성선(1941-2001) '도반' 전문

같은 길을 함께 가다가 누군가 먼저 떠난다.
배낭을 내려놓고...
길지 않은 생을 새의 길털처럼 무던히도 가볍게
건너가려는 시인의 의지가 스승으로 다가온다.
자연과 우주의 비밀을 해독하며 그 안에 자신의 삶을
들여놓음으로 환희에 젖어들 줄 아는 자연인.
세속너머 맑은 자연 풍광을 전해주는 시인의 향기가
그가 떠나고 나니 더욱 그립다.
  
                김영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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