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와 나무의 사랑이야기

2003.05.05 15:34

임효제 조회 수:127 추천:20







◈ 바위와 나무의 사랑이야기 ◈


해변의 절벽.......

오랜 풍화 작용을 견디다 못한 바위들이

쩍쩍 갈라져 떨어져 내리는 곳.

어느 날 그 틈에서 파란 싹이 돋아났습니다.


싹 : 나 여기서 살아도 돼?

바위 : 위험해! 이곳은 네가 살 데가 못 돼.

싹 : 늦었어. 이미 뿌리를 내렸는걸.

바위 : ...........

바위 : 넓고 넓은 세상을 놔두고 왜 하필 여기로 왔어?

싹 : 운명이야. 바람이 날 여기로 데리고 왔어.


그 좁은 틈에서도 나무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나무 : 나 예뻐?

바위 : 응.. 예뻐...

바위는 나무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위 :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렸으면

정말 멋있는 나무가 되었을 텐데...

나무 : 그런 말 하지마. 난 세상에서 이곳이 제일 좋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무는 고통스러웠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물이 부족해 졌습니다.

바위 : 뿌리를 뻗어 좀 더 깊이.

바위도 고통스러웠습니다.

나무가 뿌리를 뻗을수록 균열이 심해졌습니다.

나무와 바위는 그렇게 수십 년을 살았고

이윽고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바위 : 나무야!! 난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나무 : !

바위 : 난 이곳에서 십억 년을 살았어.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어.

난 너를 만나기 위해 십억 년을 기다렸던 거야.

나무 : ...........

바위 : 네가 오기 전에 난 아무것도 아니었어.


네가 오고 나서 난 기쁨이 뭔지 알았어.

나무 : 나도 그랬어.

이곳에 살면서 한번도 슬퍼하지 않았어.

그 날 밤엔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나무는 바위를 꼭 끌어안고 운명을 같이 했습니다.



당신이

내 가슴에 뿌리를 내린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

날마다 쪼개지는 바위가 되겠습니다.







*詩가있는 어느 까페 바람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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