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학이 되어

2005.09.02 10:32

김영교 조회 수:171 추천:5



날아 오르고 싶어

구름, 하늘, 연, 나무, 굴뚝, 교회당 첨탑,

그리고 아버지의 모자...

늘 높은 곳을 처다보기를 좋아한 나의 유년의 뜰,

그 뜨락은 날개를 달아주는 대신 길다란 키와 긴 목을 주어

윗동네 기상온도를 가늠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느날 날개를 퍼득이며

밑변이 없는 삼각형으로 날아가는 철새들들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 때 설래이던 흥분과 감격은

마음 속 은밀한 곳에 찬란한 날개 한쌍을 키워가게 했습니다.

나의 꿈은 함께 날아오르는...



오늘 함께 회람한 South Bay

목이 길어 학을 닮은 나에게

시로 종이학을 접은 시인은

오랫동안 잊고 지내 온

접힌 어릴적 날개를 끌어내 주었습니다.

피가 돌고 깃털이 돋아 비상을 준비합니다.

단단한 근육질로 여물어 가는

날개의 회복을 감사하며



오늘은 울긋불긋

몽땅 기쁨의 선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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