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말하는 잎사귀

2006.10.19 20:58

김동연 조회 수:124 추천:13

[제주친구 김동연님께서 남긴 내용]

 

 

 

 

말하는 잎사귀

 

어젯밤 꿈속에

나뭇잎사귀 하나가 내게로 걸어와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

자기는 말하는 잎사귀라고

 

자신의 나무에 대해

그 나무가 서 있는 대지에 대해

태양과 지빠귀 새의 노래와 곤충의 겹눈

그리고 그토록 많은 밤에 대해

말하는 잎사귀라고

 

그 잎사귀는 또 내게 말했다

나 역시 한 장의 말하는 잎사귀라고

자신에 대해, 또는 타인에 대해

매 순간 태어나는 것들과

매 순간 죽어가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잎사귀라고

 

어느날 나무에서 떨어져내려

그 반짝이는 가을 물살에 떠내려갈 때까지

그 흙에 얼굴을 묻을 때까지

우리 모두는 한 장의

말하는 잎사귀라고

 

류 시 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8 즐겁고 보람된 추석 맞으소서! 이기윤 2006.10.04 110
927 캐피스트라노 가을을 문선 2006.10.03 117
926 마음 충만한 계절이기를... 장태숙 2006.10.01 128
» 국화와 말하는 잎사귀 김동연 2006.10.19 124
924 우리들의 자랑 김영교 선배님 유 봉희 2006.09.30 131
923 열정의 여신... 하키 2006.10.01 107
922 Photohanmaum smile 2006.10.15 116
921 단합대회 입장권 오연희 2006.09.29 154
920 LA-잭슨빌 직항 개통 세라 2006.09.27 113
919 가깝고 먼 그대 최석봉 2006.09.25 145
918 ♣ 비워둘 수 있는 마음 ♣ ♡ Steve 노 2006.09.22 92
917 건강 하신지요 백선영 2006.09.22 109
916 좋은 날 정문선 2006.09.09 136
915 그날의 주인공 오연희 2006.09.11 175
914 또 다른 잔치 축하드려요. 하키 2006.08.30 124
913 밤 이니까 수세미 2006.09.03 131
912 디카의 첫 나들이 moonsun 2006.08.31 115
911 감사를 드리며... 장태숙 2006.08.28 170
910 김남조 시인님의 CD 문선 2006.08.28 118
909 축하 드려요 김혜령 2006.08.28 15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81
전체:
648,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