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 낮

2007.07.20 09:52

최영숙 조회 수:119 추천:18

선배님, 오래간만이지요?
오늘은 한시간 산 아래로 내려가서 저희 선교회 농장에 들렀다가 왔어요.
호수에 사는 악어가 사람 소리에 놀라서 슬그머니 호수 저편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그 호수 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과
호숫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백로도 보았지요.
호숫가 진흙 더미 위에는 우렁이 껍질이 잔뜩 밀려와 있구요.
백로는 우렁이를 파 먹고, 악어는 물고기를 잡아 먹겠지요.
저희들은 악어를 살려 두어야 하나 없애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너 마리가 산다는데 길이가 4미터나 되어서 위험하긴 한가봐요.
예쁘게 생긴 백마가 눈이 잘 안보이는 것 같다고 하기에 가만히
들여다보니 오른쪽 눈에 눈동자가 안 보이더군요. 그냥 회색 눈만 껌뻑
거리고.....손가락만한 도마뱀이 저희들과 같이 가려고 차에 올라타서 내쫓느라고 야단을 떨고.....
목장을 가로 질러 가야 하는데 송아지들이 가로막고 서서 저희들을 구경하고 서 있길래 할 수 없이 소릴 질러서 몰아내고...
아무튼 그러고 돌아서니 온 몸이 땀에 젖고 날파리들은 달라붙고...
그러고 돌아와 오늘은 선배님께 소식 전할 시간을 냈습니다.
어떻게 하루가 가는지 모르게 지내고 있어요.
지난 일주일은 마을을 방문하느라고 또 정신이 없었지요.
가서 머리 깎아주고 의료 봉사, 영화 상영도 하고, 핫덕도 삶아서
같이 먹고, 사진도 찍어 주고..... 여름 성경 학교도 하고....
마을마다 흙강아지를 닮은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해요. 그 중에는 제 이발소 단골 손님들도 있지요.
여름날, 뜨거운 볕에 녹았다 돌아오니 두서없이 말이 왔다갔다 하네요.
건강하시고 여름을 잘 이겨 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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