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
2008.07.15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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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순례자/ 김 영교
지금
미련의 풀숲 헤치며
산비탈을 지나간다
껴안았던 모든 소유를
내려놓고
바람에 흔들리는 들꽃처럼
가느다란 지팡이와 몸무게 나누며
가파른 길을 넘어온 눈에
구름 한 조각 스쳐간다
몸 흔들어
먼지의 무게마저 털어버린
그 어느날
새가 되어 날아오르면
들 깃이 거기 있다
그리하여
순례자는
잠 속에서도
훠이 훠이 손 저으며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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