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03 17:17

기차가 기적을 우는

조회 수 88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김영옥 wrote:


* 기차가 기적을 울리는 이유 *

처음에는 행복했을 것이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반겨주고
가끔씩 흔들거리는 벼이삭과 눈인사도 나누며
참새들과 허공을 가르며 달리기시합도 했던
그 때까지만 해도
기차는 참으로 행복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기차의 얼굴에
여드름이 몽글몽글 날 즈음,
기차는 자신의 처지가 답답했던 것이다.

나는 왜 내 길을 벗어날 수 없을까...
새색시 가슴처럼 도톰하게 핀
벚꽃나무를 보면 잠시라도 가던 길을 버리고
꽃망울에 입맞추고 싶고,

창가에 달빛 드리운 그런 밤이 오면
철로에서 한 걸음 뛰쳐나와
당장이라도 그대에게 달려가련만...

기차는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잠시 스쳐간 이름도 모를 간이역을
기차는 사랑하게 된 것이다.
느끼고 싶어도 만질 수 없고
고백하고 싶어도 이름도 모르는,

그래서 울었던 것이다.
내 마음 알아달라고...
시작과 끝을 수 십번 오가는 이유도
잠시라도 그대를 볼 수 있기에,
내가 늙어 고철이 되어
한 곳에 자리잡고 누워야 한다면
민들레 마당을 갖고 있는 바로
그 간이역임을 알아달라고, 기억해 달라고...


기차는 그렇게
기적소리를 내며 목놓아 울었던 것이다...


* 혼자만의 사랑 (박홍래) ; 하모니카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0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김영교 2003.07.24 115
549 8신 김영교 2005.04.25 128
548 9신 김영교 2005.04.25 515
547 A Pickle Jar 김영교 2004.06.21 84
546 Be beautiful 김영교 2008.09.03 142
545 Be Careful 김영교 2003.03.22 85
544 Did you know? 김영교 2009.05.25 152
543 D에게 보낸 편지 김동연 2007.12.10 178
542 Eres Tu (You are) 김영교 2007.05.18 148
541 Facts about Water patt Hyat 2005.12.08 135
540 God 김영교 2006.08.15 83
539 Grandparent? 김영교 2004.06.22 64
538 Greetings 김영교 2007.04.02 92
537 HANDY LITTLE CHART 김영교 2007.08.08 236
536 Have a Terrific Day 김영교 2004.06.24 152
535 Hollywood Bowl 2008 김영교 2008.05.20 123
534 How to stay young 남정 2005.02.17 87
533 I black/시 당선i 김영교 2009.03.12 182
532 If my body were a car joy 2007.11.19 203
531 integrity/Buffet 김영교 2007.11.07 10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1
어제:
9
전체:
648,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