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29 01:58

다리위에서-신영길

조회 수 65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늘 새로운 길을 만들며 공중을 날다가
제 간 길의 흔적을 부리로 주워 담아버리는
새(鳥)의 길을 본다.

어느 때 길을 잃게 되는가.
나는 바람이 불 때... 그러는 것 같다.
몸이 가는 길은 바람이 불어도 길 잃을 일이 없다.
그런데 마음이 가는 길에 바람이 불면 길을 잃기 쉽다,
사랑에 쉬이 취하게 되니까.

다리에는 늘 바람이 불고 있다.
강은 비단처럼 빛나고 물 위에는 바람 한 점 없는데도
다리 위에 올라와 보면 신기하게도 바람이 흐르고 있다.
몸을 마구 휘젓는 그런 바람이 아니라
볼에 간지럼 피우며 귓볼을 핥고 온몸을 휘감는,
감미로운 바람이다.

다리 위에 서 보면
내 안의 그리움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밤새 잠 못 들게 만들며 물결치던 것의 정체가
작은 섬처럼 떠 있는 내 안의 그리움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강에 흐르는 님의 얼굴이 고와서...
강을 마주 바라보지 못하겠다.
눈이 길을 잃는다.

한번 건너면 영 돌아올 것 같지 않던 이별의 다리
유채꽃 향기에 젖은 밤길이 꿈결 같다.
봄이 아득하기만 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0 Loving Vincent 영화를 봤어요, 김동연 2 김영교 2017.12.06 59
569 시간을 정복한 사람 김영교 2006.08.06 60
568 Mother 김영교 2004.06.14 61
567 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김영교 2017.05.10 61
566 고통의 가치 김영교 2006.07.26 62
565 행복찾기 매조 2005.02.08 63
564 나무 김영교 2005.09.25 63
563 일상의 지혜 김영교 2007.01.14 63
562 통영 앞바다 김영교 2003.05.29 64
561 Grandparent? 김영교 2004.06.22 64
560 웃음요법 현정일 2006.01.25 64
» 다리위에서-신영길 김영교 2006.05.29 65
558 관계 김영교 2005.05.27 65
557 영역의 작문 김영교 2006.07.11 65
556 아름다운 시냇물 소리 김영교 2006.02.04 66
555 어머니의 무덤 김영교 2006.12.30 66
554 따뜻한 기억 김영교 2004.12.05 67
553 주는 것을 연습하라 김영교 2006.04.29 67
552 우석군 5명에게 장기기증 file 김영교 2007.03.25 67
551 오류 김영교 2007.04.12 6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7
어제:
8
전체:
648,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