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5 22:11

나무

조회 수 63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무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 류시화의《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중에서 -


* 때때로 이런 '나무' 같은 존재가 그립습니다.
여기저기 인생길을 기웃거리며 총총걸음으로 움직이지만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우주의 중심처럼 늘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늘 그 자리에 뿌리 박고 서서 나를 지켜주고
받아들이는 나무! 말없는 자연의 스승입니다.
그것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도 위대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0 이민수기 김영교 2005.07.27 609
389 시인교수 분석 김영교 2005.07.28 117
388 그 이, 내가 아는 (7월 31일 2005) 김영교 2005.08.01 186
387 병이 없는 인생 김영교 2005.08.02 92
386 웃음요법 김영교 2005.08.02 139
385 하루하루 김영교 2005.08.15 81
384 꽃동네 소식을 담아(8월 20, 2005)* 김영교 2005.08.25 139
383 어느 시인 신발에 달린 바퀴 (구자애시인께) 김영교 2005.08.25 395
382 산 사나이에게 폭로한 이 부실함. 김영교 2005.08.25 127
381 밝은 미소 듬뿍 안고 온 ( 미미 박 편) 나암정 2005.08.27 152
380 삼경차(三經茶 고아의 편지 2005.09.08 293
379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원칙 데일 카네기 2005.09.09 106
378 가을사랑 남정 2005.09.12 96
377 밑바닥에서 우뚝 서기 고아의 편지 2005.09.15 160
376 장수를 위한 열가지 습관 김영교 2005.09.25 76
» 나무 김영교 2005.09.25 63
374 인생의 지도 고아의 편지 2005.10.03 86
373 사진반에서(편지) 김영교 2005.10.04 92
372 그곳에 가면 김영교 2005.10.08 80
371 윤모촌 수필가 타계 김영교 2005.10.15 224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30 Next
/ 30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8
전체:
648,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