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발도 없이 앞장서서
흔드는 너의 손짓에
항상 취하는 나
잡을 수도 볼 수 없는
수 십 년이 지난 동거
오늘
너의 실존에 비틀 거린다
꼭 껴안고 물기를 털어준다
갓 감은 손녀의 윤기 도는 머리
레몬 숲이 일렁인다
과수원을 돌아 아랫마을로 가는 바람
그 높은 곳을 지나
정면에 놓인 작은 초인종
누르기만 하면
통로를 따라
지하실에서도 달려 나와
반가워
집안 전체가 벌렁 거린다
동네 어구 길목마다
모양도 형체도 없이 가득하기만 한
너울
잠들어 있는 나의 호흡을
고르게 깨우는 방향(芳香)
길을 잃지 않는 행보가 나를 미치게 한다
흐르기 시작하면
길게 누운 마을의 관절이, 마디가,
근육마저 움직이며 일어나
깊은 산 계곡을
뒤도 안돌아 보고 줄지어 넘어간다
너 안에 내가 사는 길.
2006.01.03 08:55
형체도 없는 것이 1
조회 수 71 추천 수 10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0 | 윌슨(Wilson) 공원 - 김영교 | 김영교 | 2017.05.09 | 16 |
589 | 이승신의 칼라 에세이 - 철학의 길 5-4-2017 | 김영교 | 2017.05.04 | 17 |
588 | 오늘 내가 먼저 말을 하면 / 김영교 | 김영교 | 2017.12.06 | 27 |
587 | 이승신의 칼라 에세이 | 김영교 | 2017.05.04 | 28 |
586 | 시 창작 - 촛불은 - 김영교 | 김영교 | 2017.12.10 | 28 |
585 | 고백 -시 창작 - 어쩜 그래서 / 김영교 11-26-2017 | 김영교 | 2017.12.14 | 32 |
584 |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 이 가을의 나들이 | 김영교 | 2017.11.22 | 33 |
583 | 서울의 초설부 11-24-2017 - 동창 이태영 자택 거실에서 1 | 김영교 | 2017.11.25 | 35 |
582 | 수필 창작 - 모든 날의 노래는 / 김영교 | 김영교 | 2017.12.10 | 38 |
581 | 무관심 나무 - 김영교 1 | 김영교 | 2019.06.20 | 47 |
580 | 요절시인; 윤동주 | 김영교 | 2017.12.12 | 48 |
579 | 고백 - 세모에 문득 | 김영교 | 2017.12.16 | 48 |
578 | 수필 단상 - 나의 수필쓰기 / 김영교 | 김영교 | 2017.12.12 | 50 |
577 | 나무 | 남정 | 2005.11.24 | 51 |
576 |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 | 김영교펌 | 2007.02.07 | 51 |
575 | 오사부의 멜 -2017년 세모에 / 2017년 12-21 | 김영교 | 2017.12.21 | 52 |
574 | 힘 들고 숨 차서 돌아보니... 3-13,2020 | 김영교 | 2020.03.11 | 52 |
573 |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 | 김영교 | 2005.07.22 | 55 |
572 | You Needed me | 김영교 | 2004.06.18 | 58 |
571 | 7-ups | 김영교 | 2006.09.22 | 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