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김추인
문을 나서면 문득
지도보다 먼저
길이 내 곁으로 다가서며
너 어디 갈래? 묻는다
못 들은 척 호주머니나 뒤적뒤적 딴청이면
그래 그래 그래
길이 그냥 길을 내준다
슬픈 날은 슬픔 쪽으로
쓸쓸한 날은 길도 안 난 산기슭
아직 읽어내지 못한 내 이승의 끄트머릴
힐끗 보여주기도 하면서
억새바람뒤로 희끄므레 돌아도 가면서
그래 그래 그래
끄덕이며 길을 내준다
수신된 메시지 하나 없이
억수 쏟아지고 사무치는 날
문 밖에 서면
너 어디 갈래? 묻지도 않고
젖은 골목길이 추적추적 따라온다
구부정 한 그의 어깨도 흐림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0 | * 나눔에 대한 묵상기도 * | 김영교 | 2007.05.11 | 111 |
589 | ** 멋있는 사람 ** | 김영교 | 2005.04.10 | 75 |
588 | A poem for you | 김영교 | 2008.10.20 | 206 |
587 | The Diamond Ring | 김영교 | 2007.09.06 | 142 |
586 | 낮추면 비로소 높아지는 진실 * | 김영교 | 2007.11.06 | 113 |
585 | <어떤 좋은 저녁> 그 다음 | 김영교 | 2007.05.05 | 96 |
584 | '어머니는 늙지 않는다.' -정호승님의 수필 | 김영교 | 2005.01.09 | 152 |
583 | *돼지 死亡 보고서* | 김영교 | 2007.11.08 | 112 |
582 | - 마음에 무엇을 담겠습니까? - | 김영교 | 2006.07.04 | 70 |
581 | 10 Daily Commendments | capistrano | 2006.09.27 | 85 |
580 | 10신 | 김영교 | 2005.04.25 | 211 |
579 | 10행시/3목양 산상 기도원에서 / 미발표 | 김영교 | 2007.11.25 | 236 |
578 | 17년의 세월 매미 | 김영교 | 2007.11.08 | 332 |
577 | 1분 묵상/시인 프로스트 | 애천 | 2009.07.31 | 402 |
576 | 1분 묵상/열매 | 애천 | 2009.08.29 | 334 |
575 | 1신 | 김영교 | 2005.04.25 | 125 |
574 | 2004년을 보내면서 | 김영교 | 2004.12.24 | 124 |
573 | 2007년 3월 권사회 3월 월례회 | 김영교 | 2007.03.23 | 218 |
572 | 20통 편지 다발에 가슴도 울고 | 김영교 | 2004.06.07 | 91 |
571 | 21세기의 해프닝 광우병 소동-박종문 | 김영교 | 2008.05.30 | 1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