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김추인
문을 나서면 문득
지도보다 먼저
길이 내 곁으로 다가서며
너 어디 갈래? 묻는다
못 들은 척 호주머니나 뒤적뒤적 딴청이면
그래 그래 그래
길이 그냥 길을 내준다
슬픈 날은 슬픔 쪽으로
쓸쓸한 날은 길도 안 난 산기슭
아직 읽어내지 못한 내 이승의 끄트머릴
힐끗 보여주기도 하면서
억새바람뒤로 희끄므레 돌아도 가면서
그래 그래 그래
끄덕이며 길을 내준다
수신된 메시지 하나 없이
억수 쏟아지고 사무치는 날
문 밖에 서면
너 어디 갈래? 묻지도 않고
젖은 골목길이 추적추적 따라온다
구부정 한 그의 어깨도 흐림이다
-
남편 기 살리기 10계명
-
코끼리와 기린
-
여름다워서 아름다운 계절
-
웃음10계명
-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원칙
-
그리움으로
-
어떤 멋진 신사
-
친구의 3번째 시집을 축하며
-
integrity/Buffet
-
연하장의 설경 by 김영교
-
재혼 이야기
-
흘러서 내게 온것
-
꽃동네* 이야기
-
플러턴의 단풍
-
행복한 사람일수록
-
인생의 원근법
-
성경(3월 마음의 양식)
-
문우생일까지 챙기고 글은 언제쓰시나?
-
길
-
휴가/Yellowst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