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김추인
문을 나서면 문득
지도보다 먼저
길이 내 곁으로 다가서며
너 어디 갈래? 묻는다
못 들은 척 호주머니나 뒤적뒤적 딴청이면
그래 그래 그래
길이 그냥 길을 내준다
슬픈 날은 슬픔 쪽으로
쓸쓸한 날은 길도 안 난 산기슭
아직 읽어내지 못한 내 이승의 끄트머릴
힐끗 보여주기도 하면서
억새바람뒤로 희끄므레 돌아도 가면서
그래 그래 그래
끄덕이며 길을 내준다
수신된 메시지 하나 없이
억수 쏟아지고 사무치는 날
문 밖에 서면
너 어디 갈래? 묻지도 않고
젖은 골목길이 추적추적 따라온다
구부정 한 그의 어깨도 흐림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0 | 숲은 우리의 고향 | 나정자 | 2009.07.12 | 337 |
229 | 습관 | 김영교 | 2004.04.27 | 80 |
228 | 시 창작 - 촛불은 - 김영교 | 김영교 | 2017.12.10 | 30 |
227 | 시간을 정복한 사람 | 김영교 | 2006.08.06 | 60 |
226 | 시는 김영교씨의 에너지 | 김영교 | 2006.09.03 | 170 |
225 | 시인교수 분석 | 김영교 | 2005.07.28 | 117 |
224 | 식탐 | 김영교 | 2005.05.27 | 113 |
223 | 신비 1 | 김영교 | 2008.06.23 | 140 |
222 | 신의 상자 | 김영교 | 2003.12.15 | 95 |
221 | 심장재단 메일: 제주도 워크 숍에 다녀와서 | 김영교 | 2006.12.05 | 181 |
220 | 씨뿌리는 법칙 | 김영교 | 2007.11.14 | 161 |
219 | 아낌없는 마음으로 | 김미자 | 2006.10.02 | 100 |
218 | 아네모네 | 김영교 | 2003.05.28 | 90 |
217 | 아네모네 | 김영교 | 2006.03.14 | 86 |
216 | 아름다운 사람 | 김영교 | 2007.02.07 | 81 |
215 | 아름다운 사람(5월 마음의 양식) | 김영교 | 2004.12.27 | 104 |
214 | 아름다운 시냇물 소리 | 김영교 | 2006.02.04 | 66 |
213 | 아름다움 확인의 시간 귀띔 | 김영교 | 2007.03.15 | 113 |
212 | 아버지는 누구인가 | 김영교 | 2003.02.14 | 100 |
211 | 아버지의 손-A story with meaning | 김영교 | 2005.05.05 | 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