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김추인
문을 나서면 문득
지도보다 먼저
길이 내 곁으로 다가서며
너 어디 갈래? 묻는다
못 들은 척 호주머니나 뒤적뒤적 딴청이면
그래 그래 그래
길이 그냥 길을 내준다
슬픈 날은 슬픔 쪽으로
쓸쓸한 날은 길도 안 난 산기슭
아직 읽어내지 못한 내 이승의 끄트머릴
힐끗 보여주기도 하면서
억새바람뒤로 희끄므레 돌아도 가면서
그래 그래 그래
끄덕이며 길을 내준다
수신된 메시지 하나 없이
억수 쏟아지고 사무치는 날
문 밖에 서면
너 어디 갈래? 묻지도 않고
젖은 골목길이 추적추적 따라온다
구부정 한 그의 어깨도 흐림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0 | 설악의 시인 이성선(1941-2001) | 김영교 | 2005.06.13 | 556 |
389 | 어머니의 총기 | 김영교 | 2005.06.25 | 453 |
388 | 행복한 생각들/뺨 봉변 | 나암정 | 2005.07.12 | 245 |
387 |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 | 김영교 | 2005.07.22 | 55 |
386 | 팀 웍의 힘(기러기 떼) | 김영교 | 2005.07.26 | 311 |
385 | 이민수기 | 김영교 | 2005.07.27 | 609 |
384 | 시인교수 분석 | 김영교 | 2005.07.28 | 117 |
383 | 그 이, 내가 아는 (7월 31일 2005) | 김영교 | 2005.08.01 | 186 |
382 | 병이 없는 인생 | 김영교 | 2005.08.02 | 92 |
381 | 웃음요법 | 김영교 | 2005.08.02 | 139 |
380 | 그곳에 가면 | 김영교 | 2005.10.08 | 80 |
379 | 사진반에서(편지) | 김영교 | 2005.10.04 | 92 |
378 | 하루하루 | 김영교 | 2005.08.15 | 81 |
377 | 인생의 지도 | 고아의 편지 | 2005.10.03 | 86 |
376 | 꽃동네 소식을 담아(8월 20, 2005)* | 김영교 | 2005.08.25 | 139 |
375 | 어느 시인 신발에 달린 바퀴 (구자애시인께) | 김영교 | 2005.08.25 | 395 |
374 | 산 사나이에게 폭로한 이 부실함. | 김영교 | 2005.08.25 | 127 |
373 | 밝은 미소 듬뿍 안고 온 ( 미미 박 편) | 나암정 | 2005.08.27 | 152 |
372 | 삼경차(三經茶 | 고아의 편지 | 2005.09.08 | 293 |
371 |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원칙 | 데일 카네기 | 2005.09.09 | 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