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혔다' 환호성을 따라
섬뜩하도록 윤기 도는 푸른 비늘행렬
허공에 떴다
꽂히는 시선너머
6월의 하늘을 다 마셔버린 바다는
청안(淸安)을 토해내고 있었다
등줄기에 투명하게 누워있는 향수
시리게 꿈틀댄다
속도의 물살을 가르며
줄의 탄력을 뛰어넘지 못하는 지느러미
떼 지어 움직이는 흐름
버리고 비상하는 찰라
사경(死境)의 몸부림은 차라리 치솟는 파도
순간의 선택이 허다하게
생과 사의 갈림 길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스반아 고등어와는 달리
돌아서는 자유의지는 신의 선물이었다
5개월 투병의 한 여린 목숨과
준비되지 않은 작별은 자유롭지 못했다
금요일* 바다는 검푸르고 잔잔했다
흰 장미 이파리에,
그것도 수 백장의 장미 꽃잎에 고이 눕혀
넓은 바다 품으로 날려 보낸
찬란한 마지막 사건
지상과 하늘을 오가는 시간 앞에
그 새 목련은 지고
진 목련은 자취도 없이
그리고 목련처럼 풀석 저버린 한 생애
가슴이 저미어졌다
눈을 떠, 크게 떠 주위를 둘러보는데
흰 꽃잎이 보고싶어 가슴의 소리가 있어
견딜수가 없었다
싼타모니카 바다에 수장된 한 생을
리돈도 비치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슬 가득 눈물 가득 ㄹ게살을 삼키며 슬픔을 삼켰다
갈 길이 달라 마음에 빗장을 걸었다
가슴을 싸아
바람이 지나가며 소리를 낸다. 아프다
견디기 힘든 시간이 우리 앞에 무수히 다가 올 꺼라는 예감...
무서운 낯설음과 놀람에 떨고있는
이 순간
흔들림 없는 <사랑>이 왜 문득 떠오를까?
한도 끝도 없이 싸는 큰 보자기
싸고 싸고, 덮어 싸고, 꼭 싸고, 또 싸고,
숨통 터질까 느슨하게 싸는
인내와 외로움과 아픔의 신축성 겹보자기
슬픔이 지나가면서 식욕을 돌려보냈다
이어지는 지속적인 동행
손 잡아줌에 굽혀지는 무릎
이제사 눈물이 핑 돈다
탁탁
게살을 까는 게 아니라 망치는 나를 까고 있었던것이다
눈 뜨면 피부에 와 닿는 그 남편의 익숙지 않은 외로움
그 무게가 힘들어 와인 잔을 가까이 하는데
스반아 고등어의 퍼덕거림을 담으려
카메라를 메고 해변에 섰다
해풍이 어루만진다, 햇빛도 따라와 보담아 준다
“무척 쓸쓸하시지요?
힘드시지요?
바다에 가 보지 않으실래요?
스바나 고등어의 화려한 외출을 보러요...”
스바나 고등어의 외출은 주소변경이었다.
친구의 영혼이 주소를 바꾸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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