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06 14:44

휴가/Yellow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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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stone에는 어느새 가을이 와 있었습니다.

2,300 미터 능선 위로 잔설이 남아 있었구, 곧고, 푸른 소나무와
노오란 괴암 절벽 사이에 언뜻 언뜻 섞인 암갈색 암벽의 조화는
자연 그대로의, 천연의 보색 대비였습니다.  
억겁의 긴 세월 동안 수없이 반복된 융기와 침하를 거듭하며 서로 어긋나고, 닳아지며,
지금의 그 처연한 모습의 자연을 바라 보며, 작은 일에도 안달하는 저의 모습이 반추되어
이른 가을 하늘을 바라 보며 두눈을 크게 뜨고, 더욱 충실히, 겸허히  그리고 좀더
마음을 다스리며 살아야겠다고 되뇌이며 돌아 왔습니다.

산등선 위의 날씨는 말 그대로 변덕 스러웠습니다.
비가 뿌리더니, 금방 화창한 햇살이 쏟아 지고, 그 뜨거운 지열을
마치 식히기라도 하듯 우박이 우두득 떨어지고, 또 다시 비가 내리고,
무거운 구름이 깔렸다, 바람이 한점 불어 대면 어느새 흰솜을 깔아 놓은 양
양털 구룸과  파아란 하늘이 떠 있었습니다.

"Old Faithful hot spring"에는 어김없이 90여분마다 뜨거운 물기둥이
용솟음쳐 오르고, 그 큰 몸짓을 보고저 몇십분을 기다려 보는 동안
마치 인간에 내재 되어 있는 "욕망의 분출"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그 높은 물기둥도 하나의 작은 물거품이 되는 것인데,
우리는 그걸 언제까지나 부여 잡고 있겠다는
몸부림을 치며 살아 가는 것 같아서 숙연해 지며, 스스로를 돌아 보았습니다.

돌아 내려 오는 길에 고요히, 청정히 떠 있는 Yellowstone Lake는
너무도 거대히, 여울목 하나 없이, 한점의 거침도 없이 잔잔히 떠 있는 그 호수는
"신의 마음" 같겠다 싶었습니다.  깊은 강물은 소리가 없다지요.

Wyoming주의 Jackson City를 따라 내려 오는 길에 "Snake River"라는 곳을
거쳤는데, 마치 한국의 북한강을 보는 듯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어찌도 그리 풍광이 흡사 하던지요!
눈을 떼지 못하고 그 정취에 빠져 들었었습니다.
팔당, 청평, 양수리, 강촌, 춘천에 이르는 그 산새와 강변 같았습니다.
어찌 미국 내륙에 아늑한 산천의 풍경이라니 !  그런 곳이 있으리라 생각 했겠는지요.
꼭 다음에 그곳엘  다시 가 보고 싶더군요
그 강물은 길이 길이 흘러 Idaho주와 Washington주를 거쳐 태평양으로 빠져 든다고 하니,
어쩌면 그강물은 내 모국의 동해안에까지 흘러 갈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
마음자리는 그 물길을 따라 모국을 향했고,
더욱  그 길이 정겨웠고, 안타까웠습니다.

순리에 순응하며, 맑은 마음으로 무장하며, 잘 살아야지 하며, 여행길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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