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즈에 가서"
뉴올리언즈에 가서
미시시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훼리를 타면,
잠간사이 도착하는 알지어 섬
토박이사람들,
40년간 한 자리에서 일하는 이발사는
오래된 단골들이 지금도 배를 타고 건너 온다고 자랑하지만,
강 건너 도시의 불빛에 의지하여 살아온 그의 일생은
군청색 미시시피 강물 색갈만큼이나
우울하긴해도 맑다.
뚝방에는 유명했던 재즈의 거장들을 가로등마다
기념하는 얘기와 이름이 팻말에 써 있었지만,
누군가가 가져가느라 깨어진 등잔 유리 파편과,
팻말 없어진 자리에 흐르는 느슨한 음률...
자유로운 영혼을 위하여
틀에 메이지않으며,
추억하고 뉘우치는
그리하여 헌신에 이르는 재즈
프리저베이션 홀의
두 개의 창문사이로 비치는 불빛.
긴 나무의자에 빼곡하게 앉아서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식처럼 트럼펫을 부는 악사,
후렌치 쿼터의 300년 된 헌 건물을 뜯어내면서,
오래동안 뭉쳐있던 벌레먹은 서까래 등걸을 꺼내보이는
목수의 거친 솜씨로
울려퍼지는 선율은
오늘도 밤이 새도록 울린다.
.
2008.12.06 15:54
김희식의 <뉴 오리언즈에 가서>
조회 수 220 추천 수 29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0 | 영락뉴스 2월호 간식코너 | 김영교 | 2005.01.07 | 84 |
189 | 영상시 | 김영교 | 2003.03.31 | 148 |
188 | 영역의 작문 | 김영교 | 2006.07.11 | 65 |
187 | 오늘 내가 먼저 말을 하면 / 김영교 | 김영교 | 2017.12.06 | 30 |
186 | 오늘 하루도/김영교 | 김영교 | 2007.11.07 | 152 |
185 | 오류 | 김영교 | 2007.04.12 | 67 |
184 | 오르막과 내리막길 | 고도원 | 2008.02.19 | 117 |
183 | 오사부의 멜 -2017년 세모에 / 2017년 12-21 | 김영교 | 2017.12.21 | 54 |
182 | 오세윤수필가 - 이수동 화백의 그림읽기 -5-4-2017 | 김영교 | 2017.05.03 | 201 |
181 | 오직 혼자서 가라 | 김영교 | 2003.07.20 | 86 |
180 | 완덕(完德)의 길 | 김영교 | 2008.09.17 | 368 |
179 | 외로움은 영혼의 키를 크게 하는 영양소l | 김영교 | 2009.10.03 | 347 |
178 | 요엘목사님, 김영교입니다. | 김영교 | 2007.04.02 | 258 |
177 | 요엘편지 | 김영교 | 2007.05.11 | 137 |
176 | 요절시인; 윤동주 | 김영교 | 2017.12.12 | 52 |
175 | 용서 | 김영교 | 2006.11.27 | 76 |
174 | 용서 (4월 마음의 양식) | 북어11 | 2004.12.27 | 80 |
173 | 용서의 강/김영교 | 김영교 | 2008.10.14 | 206 |
172 | 용해원의 동행 | 김영교 | 2003.03.30 | 456 |
171 | 우리 인생은 아직 진행중입니다. | 김영교 | 2007.08.29 | 1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