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즈에 가서"
뉴올리언즈에 가서
미시시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훼리를 타면,
잠간사이 도착하는 알지어 섬
토박이사람들,
40년간 한 자리에서 일하는 이발사는
오래된 단골들이 지금도 배를 타고 건너 온다고 자랑하지만,
강 건너 도시의 불빛에 의지하여 살아온 그의 일생은
군청색 미시시피 강물 색갈만큼이나
우울하긴해도 맑다.
뚝방에는 유명했던 재즈의 거장들을 가로등마다
기념하는 얘기와 이름이 팻말에 써 있었지만,
누군가가 가져가느라 깨어진 등잔 유리 파편과,
팻말 없어진 자리에 흐르는 느슨한 음률...
자유로운 영혼을 위하여
틀에 메이지않으며,
추억하고 뉘우치는
그리하여 헌신에 이르는 재즈
프리저베이션 홀의
두 개의 창문사이로 비치는 불빛.
긴 나무의자에 빼곡하게 앉아서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식처럼 트럼펫을 부는 악사,
후렌치 쿼터의 300년 된 헌 건물을 뜯어내면서,
오래동안 뭉쳐있던 벌레먹은 서까래 등걸을 꺼내보이는
목수의 거친 솜씨로
울려퍼지는 선율은
오늘도 밤이 새도록 울린다.
.
2008.12.06 15:54
김희식의 <뉴 오리언즈에 가서>
조회 수 220 추천 수 29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0 | 힘 들고 숨 차서 돌아보니... 3-13,2020 | 김영교 | 2020.03.11 | 54 |
589 | 희망의 속삭임 | 김영교 | 2008.12.30 | 149 |
588 | 희망의 담쟁이 넝쿨 | 김영교펌 | 2008.08.12 | 128 |
587 | 흙가루를 마신 후/미발표 | 김영교 | 2009.04.19 | 169 |
586 | 흘러서 내게 온것 | 김영교 | 2007.02.04 | 107 |
585 | 흔들리지 않는 활 | 김영교 | 2007.09.09 | 114 |
584 | 휴가/Yellowstone | 김영교 | 2007.09.06 | 108 |
583 | 훨훨 나는 나비가 되십시오 | 싱크 넫 | 2006.07.11 | 73 |
582 | 황금색의 비밀 | 김영교 | 2008.05.06 | 179 |
581 | 황금빛 <키스> | 김영교 | 2009.04.07 | 167 |
580 | 환경의 달을 맞아 | 나암정 | 2008.08.05 | 133 |
579 | 화분이 된 빈 어항 | 김영교 | 2006.01.28 | 71 |
578 | 홍진관집사와 근아 | 김영교 | 2007.09.03 | 145 |
577 | 혹씨 바로 내가 | 김영교 | 2005.01.23 | 79 |
576 | 형체도 없는 것이 1 | 김영교 | 2006.01.03 | 71 |
575 | 헌신 | 남정 | 2009.06.26 | 153 |
574 | 향기나는 사람 | 김영교 | 2003.07.01 | 91 |
573 | 행복해 지는 습관 | 김영교 | 2007.07.16 | 130 |
572 | 행복한 생각들/뺨 봉변 | 나암정 | 2005.07.12 | 245 |
571 | 행복한 삶의 법칙 | 김영교 | 2008.07.31 | 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