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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편도 여행

슬하에 자식도 없이
15년을 하루같이
남의 옷만 빨아 바쁜 세탁소 부부
서울 친구가 보내준 왕복 비행기 표 들고
부인 혼자 겨우 짬을 내 서울 나들이 떠났습니다

도착한 그 다음 날
쓰러져
혼수상태에서 신음하다가
깨어나지 못하고
미국 집에도 못 돌아 온 채
병원에서 그만 숨을 거두었습니다

살아생전 친구는 힘들게 일만 했습니다
부자가 되어서도 일만 했습니다
좋은 데 한번 여행도 못해보고
기분좋게 써보지도
나눔의 기쁨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지난 날 내 모습 같아
가슴에 이는 회오의 바람을 잠재울 수가 없습니다

친구가 남긴 선물은
쉼과 일
그 조화와 균형 안에서
쓰는 것이 내 것이고
베푸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교훈이었습니다

인생은
하루씩 연장되는 편도 여행
그 깨우침 앞에
조그맣게 서있는 제 자신이
이제 크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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